전제

1. 아래에서 말하는 인던은 와우식 인던을 칭합니다.

2.  클리어 시간이 꽤 깁니다.

3.  파티를 해서 진행해야 클리어가 가능합니다.

 

1.   첫 번째 고민거리

A.     본인이 파티를 맺고 인던에 입장했습니다. 진행을 해가면서 가장 큰 스트레스는 무엇일까요?

 

의견들 : 시간/실력/피해줄까봐/못하는 플레이어랑 만나기/나가고 싶은데 못나가기 등등등…

 

결론 : 모든 게임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죽음, 위의 의견들의 공통적인 교집합이 바로 죽음

? 경제학적인 입장에서 볼 때 죽음이 가장 합리적이지 않고 효율적이지 않은 행동

? 죽으면 내가 보상을 얻을 확률이 낮아지며 남에게도 욕을 먹으니까.

, 인던의 플레이라는 ‘소비’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2.   두 번째 고민거리

A.     전사는 여러 스킬과 컨트롤을 통하여 대상의 HP를 마이너스 축으로 이동시키는 직업입니다.

B.      힐러는 여러 스킬과 컨트롤을 통하여 대상의 HP를 플러스 축으로 이동시키는 직업입니다.

C.      둘의 플레이는 사실상 로직적으로 같습니다.

D.     그런데 왜 플레이어 들은 힐러는 재미가 없다고 할까요?

 

의견들 : 사람은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다. 아무리 협동이어도 The End는 공격자가 Get 한다.

 

결론 : 경제학 관점에서 볼 때 가장 큰 리스크인 죽음을 즉, 가장 큰 스트레스를 모두 힐러에게 위임하게 된다.

나머지는 죽음이라는 리스크에서 벗어나며 힐러는 모든 리스크를 혼자 감수해야 한다.
à 즉 재미가 없을 수 밖에.

그렇다고 보상이 힐러만 크냐? 보통 파티에게 보상은 평등하다.

 



3.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

A.     계속 이야기해온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모든 게임에서 힐러는 귀족의 대우를 받는다.

B.      즉 공급보다 수요가 넘쳐나는게 현실.

C.      그렇다면 경제학의 이론에 따라 공급이 따라가주어야 하는데 왜 안따라갈까?

D.     경제학 경제학 하더니 모순 아닌가??

 

 

다시, 러닝커브(학습곡선)이론으로 돌아간다. (이전 포스팅, 학습곡선과 밸런싱 참고)

러닝커브 이론이 맞아 들어가는 이유는 플레이어가 경제인이기 때문.

탱커/딜러/힐러의 학습곡선을 그래프화 하면,

 



 

딜러/탱커와 힐러의 학습곡선을 비교하면 힐러가 더 완만하며 이는 난이도가 높다는 뜻이다.

당연히 플레이어의 플레이가 욕을 먹는 구간이 딜러와 탱커보다 길 수 밖에 없다.

 

, 수요에 의한 귀빈대접 보다도

경제인의 입장에서는 그런 플레이는 안하는게 합리적인 소비!

 

때문에, 플레이어는 힐러를 재미 없게 생각하며 게임내에서 희귀한 직업이 되어버린다.

이 논리는 에버퀘스트/WoW/아이온 할 것 없이 모두 적용되며 벗어나지 못한다.

 

 

 4. 실례          

    실례 1. WoW

         
WoW에서 역시 이러한 문제가 있었다.

           때문에 WoW의 드레나이 및 블러드엘프가 업데이트 되면서 인던의 난이도를 대폭 낮추는 동시에

           힐러 즉, 사제에게 모두 위임되어 있었던 리스크 관리를 성기사와 나누어 갖도록 밸런싱을 수정했다.

 

           결과는, 성기사는 단일 힐링(한명에게 주는 힐링) 능력은 힐러보다 훨씬 좋으며 힐러 즉, 사제는

           힐링 마법의 종류와 엠피소모, 쿨다운에서 이득을 주면서 전체적인 리스크를 관리하도록 변경했다.

 

           결과는 대적중!!

 리스크를 나누어 가지면서 인던 플레이가 더욱 살아났고 다크엘프와 드레나이 업데이트와 동시에

 코어 층에게는 무지 욕을 먹었지만 (게임이 너무 쉬워진다며)

 전체적인 동시접속자 수는 WoW 역사상 가장 큰 수를 기록한다.

                    

     

 5. 그래서 이 이야기를 왜 하는 걸까?

     경제학 관점에서 보면 한계효용이라는 개념이 있다.

     아무리 원하는 소비일지라도 행복은 영원하지 않다.

     결국 어느 순간에는 한계효용에 닿으며 결과적으로 행복이 그대로 이거나 오히려 감소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김학규 옹과 송재경 옹은 이미 2008 GDC 강연에서

     탱커 힐러 개념의 어그로 기반의 파티플레이 게임에서
     
모두가 전투적인 또 단발적이며 경쾌한 게임의 흐름의 시장이 올 것이라고 예견했으며,

 

     실제로 2009 2010년은 마비노기영웅전/드래곤 네스트/C9 등 힐러에 의한 파티플레이가
     아니라
 모두 다른 전투방식과 다른 힐링 능력을 가진 클래스들이 파티플레이를 하는 풍의
      게임들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다만,
     
결국 이 MO 방식들의 게임들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한계효용이 MMORPG보다 빠르게
     와버렸으며
 그 끝이 지금은 그다지 좋지 못한 상황.

 

     아주 상관이 없어 보이는 힐러와 게임의 리스크라는 두가지 주제를 가지고 게임 업계의
     흐름까지 이야기 할 수 있으며,
 이는 상상이 아니라 실제 팩트를 가지고 이론적으로
      풀어 놓은 것!! 

  

 6. 결론

      모든 게임 시장의 흐름은 경제학적인 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아무리 그게 결과론적이라 무의미하다고 깎아 내리더라도
          논리적이다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

 

           기획자라면 적어도 이러한 흐름은 알고 있어야 하며 이러한 전제조건을 모두 동일하게 가지고 있어야

           컨텐츠던 시스템이던 기획 회의를 할 때 ‘발목잡기’를 안하게 되며 좀 더 생산적인 회의가 될 수 있다.

 

          즉, 게임의 컨텐츠를 디자인하건 시스템을 디자인하건 간에 어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며
          논리적으로 그 컨텐츠가 더 많은 경제인(플레이어)가 원하는 소비에 부합하도록 하는 것이 

           성공은 아니더라도 실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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