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송재경 사단은 아키에이지에서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아키에이지를 하면 할 수록 이 부분이 더 궁금(혹은 의아)해지는 것은 왜일까?

일단, 인터뷰 내용들을 기준으로 보자면,
 (마케팅&사업 총괄 김용곤 이사 인터뷰중 발췌)



또하나의 인터뷰,
(김경태 아키에이지 기획팀장 인터뷰중 발췌)



결국 인터뷰의 내용으로 보자면 아키에이지는 기획자가 디자인한 플로우에 따른 재미가 아니라 룰과 놀이터에서 유저들이 창발적으로 만들어 내는 부가적인 재미가 핵심임을 알 수 있다.

가장 상징적인 단어는 역시 자유도.

!표와 ?표를 따라 큰 생각 없이 진행하는 플레이(기획적으로 꽉 짜여진 플로우)에서 탈피하여 스스로 힌트를 얻고 그에 따라 '모험'을 하면 밸런싱과는 상관이 없을 수 있지만 이런 저런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소소한 재미들이 있다는 것.

실제로 DC인사이드 온라인게임 갤러리를 보면 아키에이지의 소소한 재미와 경험적인 부분들을 재미있게 올려놓은 글들을 꽤 찾을 수 있다.

(DC인사이드 온라인게임 갤러리)




순간이동 스킬의 헛점(? 혹은 기획)을 이용하여 물속에서 배 위로 날아 올라 들어가본다거나,
플레이어들을 마구 죽여 재판장과 감옥도 가본다거나, 합심하여 집을 같이 짓고 재료 모은다고 DC 온갤을 통해 광고하여
배도 만들어 소환해보면서 서로 환호하고, 여기 저기 미친 듯이 나무만 심고 다니기도 하고, NPC를 밀고 밀어 떨어뜨려버리기도 하며....


그런데 잠깐, 아키에이지가 타겟팅하는 게이머들은 누굴까?
그리고 그 타겟층이 실제 아키에이지가 원하는 창발적인 플레이를 얼마나 할 수 있을까?

 (마케팅&사업 총괄 김용곤 이사 인터뷰중 발췌)

 

인터뷰 내용을 짧게 정리하면 'MMORPG 해봤고 결국 기존의 기획자에 의해 꽉 짜여진 플로우를 즐기는 게이머들이 이에 실증을 내기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겠다.'란 말 아닌가?

이 유저들에는 위에 열거한 게임 외에도 아이온/WoW 같은 게임의 플레이어 역시 포함될 테고.

그러나 거기까지.

DC인사이드의 온갤과 공식홈페이지의 의견들을 종합해보면 아키에이지에 대한 의견은 딱 한줄로 요약된다.
창발적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퀘스트만 하다 끝나는 게임과 다를 없다는 것. 

 
대부분의 유저들이 !, ?를 따라 이동하고 있고 도대체 이 게임의 자유도는 어디에 있냐고 물어본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아니 자유도가 어디에 있냐고 물어봐야 알 수 있는 자유도가 어디있나? 

무엇을 해야하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묻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자유도 인데 플레이어들은 대부분 이를 묻고 있다.
왜냐하면 이미 수년간 !와 ?로 대표되는 동선을 따라 퀘스트만 플레이하면 대부분의 콘텐츠를 즐기게끔 디자인되어 있는 게임에 너무나 익숙하기 때문이다.

인터뷰에서 칭하고 있는 타겟층의 대부분이 어느 정도 적용이 되어 있는 '모험'이라는 콘텐츠는 즐겨보지도 못하고 그 동안의 관성에 의해 아키에이지의 !와 ?따라 이동하고 성장한다.

그 사이에 그닥 능동적이지 못한 플레이어들은 집을 짓거나 배를 만드는 행위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있으며 어떻게 해야 집을 짓고 배를 만들고 항해를 하는지 역시 인지하지 못하며 '언젠간 자유도를 느낄 수 있는건가?' 혹은 '고레벨이 되면 자유도가 생기는건가?라는 참 아이러니한 생각을 참아가며 게임을 플레이 하고 있다.

인터뷰 전문을 보다보면 1/2차 때 아키에이지는 불친절하고 어렵고 매니악한 게임이다라는 평가가 많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라는 기획팀장의 설명이 있다.

이는, 유저가 생각하는 자유도와 개발자가 생각하는 자유도간의 괴리가 있음을 보여주며, 아키에이지는 초반 플레이에서 자유도를 어떻게 느낄 수 있는지 혹은 어떻게 유저들을 계몽(기존 플레이에서 탈피하여 창발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함을 말해주고 있다.


어쩌면 새로 도입된 !/?식 동선과 퀘스트가 아키에이지의 진짜 재미를 느끼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으며, '모험'이라는 재미를 플레이어들이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지나가버리도록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직 3차 클로즈 테스트이기 때문에 너무 과한 생각일 수도 있고 이미 이 부분들에 대한 문제점을 개발진은 고민하고 수정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또, 실제 고레벨이 되면서 하우징과 항해에 도달하면서는 꽤나 큰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고 필드 PvP나 전장은 확실히 생각하는 전투라는 측면에서 깊게 파고들만한 컨텐츠이기에 꽤 재미있다.


다만, 최초 오픈시 엄청난 관심에 쏠려있어 동접자가 폭주하는 시기가 지난 다음, 어느 정도 서비스 단계에 들어갔을 때 지금처럼 창발적인 플레이를 게임 안에서 '계몽'하지 못하면 게임 중/후반에 즐길 수 있는 콘텐츠까지 얼마나 플레이어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러한 관점에서 너무나(혹은 심할 정도로) 타이트하게 짜여진 각본의 게임인 '블레이드&소울'과 자유를 표방하는 '아키에이지'의 관전포인트가 위에서 설명한 플레이어의 '계몽'의 성패에 달려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이러한 이유로 아키에이지가 블소보다 더 빠른 시기에 시장에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꽉 짜여진 주어진 재미에 빠지면 창발적인 재미는 너무나 불친절하고 적응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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