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게임에 대한 부분은 넘어가고요.  저도 일본 런칭만 3번 했습니다만, (현 회사에서도 또 일본런칭!! 망할!!)

게임의 성향 어쩌구는 (자칭)전문가들이 너무 많고 자료도 너무 많습니다.

 

그런데 그런 자료나 그런 성향(일본은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아기자기함, 성장, 만들기 좋아한다)

이 왜 생기는지를 좀 이해해볼 필요가 있지 싶습니다.

 

 

일단, 원론적인 이야기부터 좀 하자면 사람은 좋아하는게 다 다릅니다.

하다못해 일본 내에서도 드퀘족과 파판족이 갈리고, 드퀘족 내에서도 좋아하는 시리즈가 다르고,

같은 시리즈 내에서 좋아하는 캐릭터도 다르고 A는 B가 최고라고 하고 C는 D가 최고라고 하고..

 

JRPG를 좋아하는것 까진 공통점이라 친구가 되지만, 그 안에서 또 취향이 나뉘기 때문에 적이 되기도 합니다.

JRPG를 까는 사람들을 협공하기 위해 동지가 되지만, 그 적이 없어지면 다시 서로 적이되기도 하죠. (ex. 2ch)

 

이건 인간의 본성입니다.

 

 

여기서 일본과 한국이 차이가 납니다.

본성은 같으나 그 본성이 길들여지고 발전해오는 단계는 과거사에 기인하기 때문입니다.

뭐, 시마곤조 라고 해서 일본의 섬근성이라고도 하는게 바로 그것입니다.

 

일본은 섬이라 적이 생기면 도망갈 곳이 없습니다.

전국시대 앞으로는 지역 지역 갈라져 미친듯이 전쟁이었으니 말할 것도 없이 아비규환이었죠.

거기에 태풍/지진/화산 등의 자연재해까지 심했던데다 한 집이 도망을 가면 그 양 쪽 이웃을 모두 처형하는

제도까지 있었으니 말 그대로 적을 만들면 죽어야 하는 구조였습니다.

 

이러다 보니 적을 만들지 않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애매하게 말하는 태도가 몸에 익어 버립니다.

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언제나 웃곤 있지만 항상 적당한 거리가 있죠. 속을 알 수 없는...

이러한 시마곤조를 애니에 녹여 넣은 것이 에반게리온의 AT필드 입니다.

 

다들 말하는 일본인의 특징으로 속을 알 수 없다고 하죠.

언제나 애매하게 말하고 정확한 답을 하지 않으며,

이는 거꾸로 생각하면, 그들은 적을 만들지 않기 위해 절대로 책임져야 할 말을 하지 않습니다.

깝깝하죠 -_- 이래서 일본 스탭과 일하는게 거지 같습니다. ㅡ.,ㅡ

 

 

요런 습성이 결국 "일본인은 대인관계에 미숙하다"라는 현실로 나타납니다.

솔직하지 못하면 당연히 깊은 대인관계를 갖기 어렵습니다.

 

대인관계에 미숙하다는 뜻은, 그렇게 애매하게 말하기에 익숙해지는 나이가 되면

사람과 친해지는 법에 대해 매우 서툴러 지게 된다는 뜻입니다.

진심을 말하는 법, 진심을 보이는 법을 점점 잊게 되는 것이죠.

 

우리가 말하는 연인관계의 밀고당기기 이런 것 자체가 없고 매우 두려워 합니다.

자기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서는겝니다.

 

오죽하면 고백을 하기 위해 발렌타인을 만들고,(어떤 동기를 만들고 면죄부를 받아야 행동을 합니다.)

일본 애니/드라마/망가를 보면 반 이상이 여자친구는 소꿉친구거나 이웃친구,

혹은 친척동생, 친동생, 학교 어릴적 친구일까요 -_-;;

이들의 어릴적 친구나 인연에 대한 집착은 변태 수준입니다...(학원물의 인기를 보면...)

 

그들은, 그러한 사회 환경에서 커가면서 AT필드가 자리 잡혀버리기 이전,

즉 대인관계에 대한 미숙함의 존재조차 몰랐었던 시절이 아니고선

전력투구로 사람과의 정, 사랑, 유대감, 사귐 등을 할 수가 없는겁니다.

 

시마곤조로 대표되는 사회 환경이 깊은 대인관계를 맺을 수 없는 치명적인 사회로 만들어버린거죠.

 

대인관계에 서툴다보니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고..

그러다 보니 누군가 리드해주는 인간관계를 바라고 선호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들이

 

오죠사마 혹은 여왕님으로 대표되는 하이힐에 새디 타입의 캐릭터와(상대가 나를 리드해주는..)

내가 리드해도 날 이상하게 볼까하는 걱정이 없는 메이드계 또는, 텐넨계라고 불리는 백치 캐릭터입니다.

 

이 캐릭터들이 일본에서 묻지마 인기를 얻는 캐릭터들이죠.

 

 

약간 이야기가 샛는데 -_-;;

 

암튼, 일본인들은 그래서 어릴적 인연에 대한 집착이 강합니다.

성인이 되서 깊은 인간관계를 맺는 방법을 거세당하다보니 나오는 자연스런 모습이죠.

 

이들은 그래서 연초, 연말에 연하장을 보내는데 엄청난 시간과 돈을 소비합니다.

그렇게라도 자신의 추억속에 남아 있는 어릴적 인연을 잡고 싶어 하는거죠.

 

 

이러한 성향에서 나오는 단어가 '나카마'입니다.

많이 들어보셨죠 -_-;;

 

진심을 나누고 함께 모험을 하고 적과 싸워가며 인생을 개척하는 '나카마'에 일본인들이 홀릭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현실에선 어릴적 소꿉친구 외에는 성인이 되어서의 '나카마'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일본인들만의 특수함.

 

나약한 자아와 높은 자살율.. 끝없는 고독과 외로움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너무나 절실한 '동료'(나카마)에 대한 동경... 그리고 나약한 자신에서의 탈피.

자신의 진심을 들어내며 동료를 만들어가는 게임 내의 내 아바타... 그 것이 일본인들이 JRPG에서 찾는 로망이고 답입니다.

때문에 동료와의 모험과 시나리오, 감동과 쾌감이 있는 JRPG에 열광하고 계속해서 그 쪽 방향으로 가게 되는 겁니다.

 

 

정리하자면,

미국쪽이나 한국은 현실이 아닌 또 다른 세상으로의 모험이나 경험을 바란다면,

일본은 동료와의 끈끈함, 그리고 깊은 인간관계에서 그들과 나누는 희노애락을 바라는 겁니다.

동시에, 나약한 자신과 다르게 세상을 바꿔줄 용자를 기다리는거죠.

 

 

 

이제 이러한 일본인의 성향에서 생각해보면,

젤 처음 이야기 했던 아바타 꾸미기에 홀릭하는 이유도 논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자기만족이 어떻고 비교가 어떻고 합니다만, 결국 그 내재적 원인은

대인관계에 미숙한 이들이 관심을 끌기 위해 자신을 꾸미는 (수컷이 구애를 위해 몸을 부풀리는,)

미숙한 방법밖에 모르고 그게 가장 편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혼자서 꼬물꼬물 만들거나 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도, 적을 만들지 않는 상황이 자신에게 가장 편안한 상황이기 때문에

혼자서 꼬물 꼬물 하는것을 선호하는 편인거죠. (마음이 편하고 남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

 

 

단, PvP를 싫어한다는 일본에 대한 편견은 정말 버려야 합니다.

그들은 PvP를 싫어하는게 아니라, 이유 없이 피해를 당해야 하는 상황에 익숙치 못하고

그 때 느껴지는 감정을 살아오면서 당해본적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한는겁니다.

 

하지만, 발렌타인데이와 같이 어떤 행위에 대한 확실한 면죄부(게임으로 치자면 공정한 룰)이 있다면

그들은 그 룰을 최대한 즐기며 살아갑니다. 그 룰을 지키는 것이 결국 적을 만들지 않는 로드맵이기 때문이죠.

 

'난 룰대로 했다.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 양심에서 자유롭다.'

 

그래서, 일본에 게임이 들어가면서 PvP가 있다면

반드시 공정한 룰인가와 캐릭터간 밸런스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합니다.

그럼 그들은 그걸 가지고 참 잘~~~ 놉니다. -_-;

 

또 한가지,

일본인은 커뮤니티를 좋아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그들은 대화하기를 두려워 하고 나서서 대화하는데 매우 미숙합니다.

해서, 전체 채팅창에 말 한마디를 올릴 때도 '사냥중에 죄송합니다.' 라는 식으로 첫 대화를 시작하며,

도배 때문에 문제가 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적어도 제 3번의 런칭 경험에 의하면요.)

 

그러한 이들이, 게임이라는 익명 공간에서 '나카마'에 대한 끝없는 동경으로

없던 용기를 내서 건내는 한마디와 한마디가 서로 교차하면서 그에 대한 기쁨과 희열을 느끼게 되고,

위에서 이야기한 나카마에 대한 동경과 그들과 함께하는 희노애락을 느끼게 되는겁니다.

 

여태까지는 JRPG에서 혼자서 느꼈던 향수를, 온라인에서 직접 사람과 느끼게 되는거죠.

현실의 인간관계에서 가질 수 있는 패널티를 완전히 줄이면서 말이죠.

 

 

일본에서 인기가 있는 한국산 게임들을 면밀히 살펴 보시면

노렸던 노리지 않았던 그 일본 특유의 시마곤조를 잘 맞춰준 것들이 많습니다.

이 부분들을 잘 고민해 보시면 더 좋은 결과가 있으시리라 믿고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추가하자면,

 

아직까지 일본에서의 온라인 게임은 조금은 오타쿠적인 성향을 가진 이들이 플레이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사람들은 일반인보다 조금 더 인간관계에 미숙합니다.

 

때문에 이들은 GM들에게 무언가 지속적으로 케어받고 있다는 사실에 감동하고

그 케어를 끊임없이 받고 싶어하는 초등학생같은 구석이 있습니다.

 

지속적인 이벤트, GM과의 지속적인 대화, 한마디 한마디 상냥하게 답해주는 모습

 

이런 것들 역시 매우 중요하죠.

 

 

뭐 그렇습니다..

 

 

쓰다보니 두서가 없어지고 일본의 시마곤조와 거기서 파생되는

게임스타일을 좀더 논리적으로 전달하고 싶었는데 그게 좀 쉽지가 않네요..

 

그냥 이런 점도 있구나... 하고 참고만 해주세요.

 

그럼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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