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드림캐스트 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적 품고 있었던 게임자체의 순수한 열정이 새록새록 기억이 나네요. 
이번 기사는 딱딱한 이야기는 최대한 줄이며 소프트 위주로 재미있게 나갈 예정입니다. 
물론 쓰다 보면 또 기기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그럼 HiRu의 묻지마 콘솔관광! 떠나볼까요?! 




◈세가는 무너지고 마는가? 

지난 기사에서 언급했듯이 이미 시장의 판세는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완전히 기울어 졌다. 
SEGA의 마니아적인 이미지 보다는 좀더 대중적인 이미지를 가진 플레이스테이션은 라이트 유저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그에 따라 게임제작 회사들은 앞 다투어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소프트웨어를 발매한다. 
3D의 범람이 시작되었고 이는 게임에 당연한 요소로 라이트 유저들에게 각인되었다. 
이에 더해 파이널 판타지7의 엄청난 성공에 힘입어 카운터 소프트웨어(일명 '대박')가 턱없이 부족한 새턴의 입지를 계속되는 파이널 판타지8~9의 초강세로 완전히 무너트렸다. 




SEGA는 패배 했다. 
그것도 헤비급복서가 플라이급 복서에게 어이없는 럭키 펀치를 허용해 1라운드 KO패를 당하듯 전혀 고려치 않았던 복병 Sony에게 덜미를 잡혀 버린 것이다. 
결국 SEGA는 마지막 작품인 파이터즈메가믹스와 SEGA 에디션 시리즈를 끝으로 새턴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버추어 파이터3의 성공 

그렇다. 
일본이나 외국의 경우 대대적인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남코라는 또 하나의 라이벌이 있었으니... 
그들은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철권시리즈를 발매하는데 버추어 파이터3에 비해 기판 값이 싸고 그에 따른 높은 보급률을 무기로 버추어파이터에 버금가는 유저들을 양성했고 3D 아케이드 격투 게임의 양대 산맥으로 급부상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피씨 통신에서 일명 버파문파와 철권문파로 갈리어 뜨거운 논쟁이 오갔으며 좋은 쪽의 토론이 아닌 상대방의 게임을 헐뜯기에 바빴던 모습도 보였다. 
게임기 기판의 가격은 국내의 게임센터에도 보급률에 영향을 끼쳤고 중소 규모의 게임센터 에서는 비싼 버추어파이터 보다는 비슷한 유저수를 확보하고 있고 라이트 유저 또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철권 쪽을 선호하는 바람에 버추어파이터의 마니아적인 성향은 날로 강해졌다. 




물론 국내에서도 대규모의 게임센터에서는 많은 수익을 올렸고 버추어 파이터2를 몇 단계 뛰어 넘은 그래픽 수준은 기존의 버추어파이터 마니아 이외의 신규 유저들까지 모으는데 모자람이 없었다. 
새로 등장한 캐릭터들과 더욱 완벽해진 무술의 동작들은 '이것이 진정한 격투 게임이다!' 라고 기자 혼자 -_-;; 생각하기에 충분 하였으며 3D의 느낌을 더욱 잘 살려낸 횡이동 버튼의 등장은 격투 게임에 또 하나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시기는 새턴이 플레이스테이션에 처참히 눌리는 시기와 일치하는데 SEGA에서는 버추어파이터3 를 새턴으로 이식 가능할거라는 어처구니없는 발표를 했더랬다. 
그렇게만 된다면야 얼마나 좋겠느냐마는 누누이 이야기 했듯이 새턴유저 아니 SEGA유저들은 상당히 마니아 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었다. 오죽하면 SEGA의 게임은 SEGA의 콘솔에서 즐겨야 제 맛!이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이러한 유저들이 형편없는 퀄리티로 이식될 버추어파이터3을 과연 얼마나 원했을까. 




무조건적인 지지와 숭배 찬양 등은 종교 집단에서나 있어야하는 이야기이다. 
팬이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의 발전을 위해서 수준 높은 질타와 꾸지람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팬'의 위치에서 마니아로 불릴 수 있는 것이고 그들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것이며 그로인해 우리는 그 대상에게서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고 더 높은 만족감을 얻어 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초라하게나마 필자 또한 SEGA의 마니아들 속에 함께 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이들이 버추어파이터3의 새턴으로 이식을 환영할리가 없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새턴 말기에 출시된 파이터즈메가믹스라는 게임이 일종의 팬서비스이자 버추어파이터3의 이식 가능성을 타진해본 소프트라는 점이다. 










파이터즈메가믹스에서는 버추어 파이터3의 몇몇 주인공들만 등장하는데 버추어 파이터3의 기술들을 엇비슷하게 재현해 놓은 것은 이식을 타진해보기 위한 것임을 잠깐 잊는 다면 SEGA의 능력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버추어 파이터3의 이식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낸 시험작으로 본다면 이 게임은 極强 ク-ソ-극강 쿠소) 게임으로 불리어도 모자랄 판이다. 
물론 SEGA 원년 게임들의 주인공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멋진 취지와 팬서비스적 정신은 높이 살만 하지만 이러한 게임을 슬쩍 내놓으며 유저들의 의견을 떠보려는 술수는 SEGA마니아들에게 질타의 대상이 되었다. 



이로서 사실상 SEGA는 더 이상 새턴으로 소프트 발매를 하지 않으며 하드웨어 포기를 하게 되고 새턴은 하드웨어레임덕 이라 불리는 하드웨어 말기증상인 미소녀일색의 소프트 도배로 생을 마감한다. -_-;; 




◈꿈은 이루어진다!..질까?! 

세계최초의 128bit 콘솔 드림캐스트의 등장이다. 
플레이스테이션에 밀리고 있었던 3D연산능력의 비약적인 향상과 새턴의 장점이었던 미려한 2D그래픽을 동시에 만족하며 콘솔 게임의 온라인화를 열어갈 모뎀 기본 장착 등의 파격적인 스펙으로 우리의 SEGA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초당 300만 폴리곤! 

플레이스테이션과 새턴의 폴리곤 연산 능력이 초당 1~15만 (이것도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논외로 친다.)인 것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성능인 것을 알 수 있다. 




폴리곤? 그게 뭔데? 

3D그래픽을 이야기할 때 항상 쓰이는 단어가 '폴리곤'이다. 그럼 이 폴리곤 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쉽게 말하자면 A B C의 좌표를 가지고 하나의 면을 이루는 것을 폴리곤 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주사위는 6개의 면이 있기 때문에 3D로 6개의 폴리곤으로 표현되는 물체이다. 
그럼 둥근 공이나 사람의 얼굴 등은 어떨까? 
폴리곤이란 앞서 말했듯이 A B C의 좌표를 가진 평면이기 때문에 폴리곤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둥근 느낌을 살려 낼 수 있으며 때문에 3차원 구현능력을 이야기 할 때 1초에 몇 개의 폴리곤을 그려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 1초에 6개의 폴리곤만을 처리 할 수 있다면 주사위 모양의 얼굴이 나올 것이고 초당 60만개의 폴리곤을 처리 할 수 있다면 좀더 사람에 가까운 모습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해가 좀 되시리라 믿는다. 
초당 300만 폴리곤은 당시로서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연산 능력이다. 
고작해야 10~15만 수준의 폴리곤으로도 이미 파이널판타지 7~9시리즈에서 놀라운 수준의 그래픽을 보았으며 그것만으로도 충격적일 만큼 새로웠으니 말이다. 




CD? NO! GD!! 

드림캐스트의 매체는 GD라는 새로운 매체였다. 
GD는 CD의 업그레이드 판으로서 SEGA에서 독자적으로 만들어낸 매체 인데 때문에 불법 복제 등에 상당히 안전했으며 1.5기가라는 엄청난 저장 용량을 뽐내기도 했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불법복제에서 안전하다고 호언장담을 했던 SEGA의 말을 무색하게 할 일이 벌어졌으니.... GD의 락을 깨고 GD의 게임을 PC게임의 립버전 처럼 대용량의 동영상이나 사운드를 다운믹스 하여 CD로 불법 복제를 성공시킨 일이 일어난 것이다. 




GD의 락을 깬 것은 바로 유토피아라는 유명한 해커그룹인데 드림캐스트가 GD의 특정 부분만을 읽어 들여 GD임을 인식 하고 그 후에는 일반 CD등과 같은 로딩 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 힌트를 얻어 GD인식 부분에서만 사용되는 일명 '부팅CD'를 만들어 인식만 시킨 후 복사된 CD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냈다. 




비주얼메모리 

비주얼메모리는 SEGA의 야심에 찬 계획 중에 하나였다. 
여태까지 유저가 플레이한 게임의 내용을 단순한 파일로 저장만을 하고 있던 단순한 저장매체에서 벗어나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있는 콘솔게임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비주얼 메모리는 상당히 많은 용도로 쓰이는데 드림캐스트 조이패드에 장착 될 경우 일반적인 저장매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따로 소지 하고 다닐 시에는 시계 달력 등의 기본적인 기능과 특정 게임에서 지원하는 비주얼메모리용 게임 또한 즐길 수 있었다. 









특이 하게도 드림캐스트의 비주얼 메모리는 기존의 미니 게임기처럼 조작 버튼과 다른 4개의 액션 버튼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것으로 전용 게임 또한 즐길 수 있었고 가정에서만 가능했던 레벨업 등의 일들을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콘솔게임 최대의 약점인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정면 돌파 하려는 SEGA의 의지이며 남발하는 3D의 화려한 CG로 유저들을 눈속임하여 그러한 제약들을 피해 보려는 타 업체와의 차별되는 점이다. 
이것은 모뎀의 기본 탑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콘솔게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SEGA의 남다른 노력과 선경지명이 보이는 대목이다. 









◈FREE! 

맞다. 자유다. 
플포를 찾는 분들은 플포 오는 것만 봐도 똑똑한 거 필자 다 안다. -_-; 
그런데 지금 말하려는 FREE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의미의 FREE가 아니다. 
FREE(Full Reactive Eyes Entertainment) 라고 불리는 장르를 표방하고 발매된 야심에 찬 소프트! 
바로 쉔무이다. 









현실과 같은 사실성 그 연장선상의 그래픽 사랑과 배신이 얽히고 얽힌 다소 묵직한 스토리 등은 SEGA를 기다려왔던 마니아들의 마른 목을 적셔주기에 충분 했으며 쉔무의 현실성은 전례에 없었던 일이기도 하다. 
사실 새로운 장르를 표방하며 게임을 발매할 경우 그 리스크는 적지 않다. 
이유는 현존하는 장르로도 모든 게임의 소개가 가능하며 장르의 융합 정도로 그치는 게임들은 단순한 시도 뿐 아니라 발매된 게임 중에도 흔하디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유저들은 한입으로 말한다. 
이것은 정말 FREE구나! 라고..... 




What's シェンム-? 

쉔무는 너무도 현실과 흡사하게 만들어진 5개의 지역을 돌아다니며 사람과 만나 친구 대하듯 편히 대화를 할 수도 있고 존재하는 모든 곳에 들어가 볼 수 있으며 마을의 모든 문을 두들겨 볼 수도 있다. 
또 게임 내에 있는 게임센터에 가서 게임을 할 수도 있으며 아르바이트를 할 수도 있고 인터넷에 접속이 되어 있다면 그러한 정보들을 다른 유저와 교환 또는 공유 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너무도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연출력으로 시간이 흐른다는 느낌을 너무도 잘 느낄 수 있으며 계절과 날씨의 변화가 실제 현실에서 느끼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화려한 CG로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약간의 지루함도 있었는데 게임 상에서 NPC와 만날 약속을 한다거나 어딘가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려면 실제로 그 시간을 게임 상에서 때워야 하는 것이다. 
만약 1시에 NPC와 특정 장소에서 만나기로 했다면 그 시간까지 어디선가 시간을 때워야 하며 (그것이 게임센타에서 게임을 하는 등) 실제로 이러한 기다림 이라든지 아르바이트라던지 하는 것들은 그 큰 자유도가 버겁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이 파격적인 장르는 300만 폴리곤을 외치며 시장점유를 노리던SEGA의 자신감을 수긍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고 파격적인 가격의 콘솔 가격 또한 상당한 플러스 요인으로 인지 되었다. 




사쿠라대전 

새턴부터 해온 유저라면 사쿠라대전을 한번쯤은 들어보거나 플레이 해봤을 거라 확신한다. 
그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게임이며 '특유의 게임성을 가진 명작' 이라는 호칭과 '유치찬란하고 군국주의자들의 망령에 사로잡힌 저질 게임' 이라는 호칭이 함께 따라다니는 재미있는 게임이기도 하다. 
사쿠라대전의 원화는 이미 잘 알려진 '오 나의 여신님'의 후지시마 코스케가 맡아서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쿠라대전은 두 가지 파트로 진행 되는 게임인데 첫 번째 파트는 주인공인 오오가미 이치로우로 플레이하며 약간의 연애시뮬레이션의 느낌과 어드벤처의 느낌을 가진 스토리 파트고 두 번째 파트는 여러 여 주인공들과 그들의 모빌슈트?-_-;;인 광무를 타고 적과 싸우는 시뮬레이션 파트이다. 

시뮬레이션 파트는 여타 시뮬레이션 게임과 그다지 큰 차이점은 발견할 수 없는데 단 한 가지! 
사쿠라대전만의 특색! 유치찬란 호화 버라이어티 쇼 합체 스킬이다. 
이는 첫 번째 파트에서 행동을 잘 할 경우 극중의 여주인공과 러브러브-_-; 상태가 되는데 서로의 호감도가 높아질수록 새로운 스킬도 생기며 여주인공이 플레이어를 보며 얼굴에 홍조 -_-; 를 띄우기 시작하면 플레이어 에게 푸욱 빠진 것이다. 이럴 때 날려대는 오오가미 이치로우의 속칭 '뻐꾸기' 들은 수많은 플레이어의 피부를 닭화 시키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이 첫 번째 파트에서는 주인공을 플레이하며 게임상의 수많은 여주인공과 러브러브-_-;; 를 진행 하며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목적인데 ( 순수한 러브다-_-+ 이상한 생각은 금물) 그 중간 중간에 숨겨진 이벤트들과 갑작스럽게 나오는 여주인공들의 질문을 잘 받아 넘겨야 사이도 좋아지고 그만큼 원하는 엔딩 과도 가까워진다. 











한명의 애인조차 만들지 못하는 수천만 남자 동포를 생각할 때 당연히 게임상에서도 플레이어는 한 명의 여자 캐릭터에게만 작업? 을 들어가야 하는데 그렇다고 다른 동료들에게 무심하게 되면 그 여성 동료들과 사이가 나빠지고 또 게임의 진행 또한 어려워진다. 
즉 골고루 어느 정도의 친밀도는 만들어 가면서 자신이 원하는 한명에게 집중적으로 '뻐꾸기'를 날려야 하는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일단 작업에 성공하게 되면 여주인공의 얼굴에 '발그레' 현상이 나타난다. 











남자는 늑대라는데... 게임상의 여주인공들이 좀 예쁜가..? 
7살 로리로리 -_-;; 부터 2미터의 거인에 이르기 까지 수많은 히로인들이 오로지 플레이어를 바라보며 므흣~ 한 표정을 보이는데 이에 넘어가면 양다리 세다리 네다리...-_-; 아무튼 많이 곤란해진다. 









군국주의의 망령? 

앞서 잠깐 이야기 했듯이 사쿠라대전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게임이다. 
그중 가장 큰 이슈가 사쿠라대전이 군국주의를 찬양하고 냉전시대의 향수를 그린 게임이라는 주장이었다. 결론부터 말하고 들어가자면 "파리가 새냐?!" 라고 할 수 있겠다.




사쿠라대전의 시대적배경은 일제의 다이쇼시대 이다. 
이는 일본이 메이지유신 후 청일 러일 전쟁을 모두 승리로 이끌며 군국주의 망령이 일본을 갉아먹을 시절을 배경으로 하는 시대이며 안타깝게도 우리가 일제치하에 있던 시기와도 일치한다. 
때문에 앞서가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시기를 배경으로 잡은 게임의 제작자와 그 일당? 들은 군국주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그 망령에 사로잡힌 사람이라 매도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결국 사쿠라대전2가 발매되면서 스토리라인 안에 화조유격대(플레이어와 걸-_-;)가 군국주의에 사로 잡혀 시대를 어지럽히는 일당들을 소탕 한다는 내용이 들어가면서 이 이야기들은 일단 매듭지어지게 되었다. 




문제는 우리나라... 
모두 알겠지만 우리나라는 꼭 한 박자 늦게 무언가를 발견한 후 그대로 그것을 퍼뜨리며 끓어오르는 기질이 있다. 물론 국민 화합의 차원에서는 좋은 것이라 믿고 싶지만 이 번 만큼은 정말 틀려먹었다. 




사쿠라대전 불매운동 

진짜 문제는 한번 이상한 소문으로 인해 사고가 굳어 버리면 아무리 자세한 증거 자료를 보여주어도 자신의 맹목적인 분노와 믿음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는 점이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이 때 늦은 소동이 전파 되어 사쿠라대전을 불매하자는 운동까지 일어났었고 정말 우스운 일은 정식 수입이 금지되어 있는 나라에서 불매운동이라니???? 
왠 나라 망신인가 ㅡ_ㅡ? 



어쨌든 빗나가기는 했으나 애국이라 믿고 있으니 그렇다 치고 사쿠라대전2의 스토리라인이 밝혀지면서 이러한 주장을 했던 사람들 또한 언제 그랬냐는 듯 재빠르게 사라졌다. 
너무도 빨리 사라져 버려서 "그것 봐! 아니랬지!!" 하고 무안을 줄 시간조차 없을 정도 였다. 
그런데 또 하나의 문제가 제기 되었다. ( 참..정식 수입도 못하는 나라에서 문제가 많기도 하다. ) 




왜색이 너무 짙다 

여기서 필자는 마치 '내일의 죠'의 크로스 카운터를 맞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이제는 트집 잡을게 없어서 왜색이 짙단다. 
그럼 우리는 사극을 찍을 때 다른 나라에서 거부감 들까봐 한복 대신 양복 입고 사극 찍어야 하나? 
이쯤 가면 눈에 색깔 안경을 한 개씩 쓰기 시작한다. 
이미 게임은 사상으로 보이기 시작하고 사람은 색깔로 보이기 시작한다. 









반대의 입장을 말하면 친일파로 매도하기 시작하고 게임의 스토리나 게임의 시스템 등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주가 되어야 할 게임에 대한 이야기는 쏘옥 빠지고 사람에 대한 공격만이 남는다. 
게임은 게임으로서 즐기고 볼 수 있을 만큼 우리 많이 성숙하지 않았을까? 
영등위에서 만들어준 계급에 따라 게임을 해야 할 만큼 우리 그리도 촌스러운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것인가? 
게임을 단순히 게임으로 보지 못하고 일제치하의 시대적 배경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니 이또한 시대의 비극아닌 비극이다. 



◈그런데 왜 망했니?! 

사실 드림캐스트는 등장부터 상당히 삐걱 거렸다. 
발매 직후 드림캐스트에 들어가는 비디오칩 유통이 여의치 않아 엄청난 품귀 현상이 일어났으며 이때 뒷거래로 배의 돈을 지불하면서 까지 드림캐스트를 구입하려는 사람들도 많았다. 
문제는 SEGA의 마니아틱한 성향인데 이터널 아카디아 같은 오리지널 알피지는 정말 수준있는 완성도와 근래에 보기 드믄 스토리 중심의 RPG로 시스템 또한 독특하여 많은 기대를 받았었는데 너무나 허탈하게도 실제 판매량은 10만장 수준이었다. 




예전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우후죽순 발매 되었던 저질의 게임들도 최소 3~40만장은 팔려 나갔던 것을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SEGA의 게임은 SEGA의 콘솔에서 라는 말이 또 한번 무너지는 순간이다. 




그러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SONY는 플레이스테이션2를 발매한다. 
운명의 장난일까? 아니면 신의 뜻일까? 
그래픽 칩의 문제로 드림캐스트의 품귀 현상이 일어나 버린 것 등이 모두 앞으로 일어날 일들의 
복선인 것이었을까.. 




◈Sony Playstation2 등장 







자그마치 초당 7200만 폴리곤 이란다.... 
물론 이 말에는 약간의 어폐가 있다. 하지만 실제 게임상에서 가능한 구현 능력도 드림캐스트의 6배에 달하는 1800만 폴리곤 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때도 놀라운 성능이었던 특유의 광원 효과는 몇 백배 강력해져 돌아왔고 8기가에 다다르는 DVD를 사용하며 당연히 DVD 제생 까지 가능한 슈퍼 머신을 내놓은 것이다. 




새턴때는 그래도 시장을 잠식해 보기라도 했지.... 
드림캐스트는 이제 좀 팔아 보려는 시점에서 플레이스테이션2라고 불리는 조폭을 만나 버린 것이다. 
결과는 처참한 패배. 
반항조차 해보지 못하고 그대로 SEGA는 패배를 시인해 버린다. 
그들은 공식적으로 콘솔 개발에 관한 모든 사업을 중단 한다고 발표를 했다. 



항상 시대를 앞서 나갔고 항상 새로운 것을 먼저 만들어 내었으며 항상 정면으로 모든 것을 돌파 하려 했던 SEGA의 우직함과 새로움은 이상하리 만큼의 머피의 법칙으로 결국 하드웨어 개발 포기라는 극단적인 결과마저 불러 버리고 말았다. 
여태까지 개발해온 콘솔의 개발비용과 결정적으로 드림캐스트의 처참한 패배는 SEGA의 재정악화로 이어 졌고 불가피하게 자사의 콘솔을 포기한 SEGA는 소프트웨어 서드파티로서 플레이스테이션2로 버추어파이터4를 이식하게끔 만들었다. 차세대 콘솔로 자사의 오리지널 소프트를 꾸준히 발매하고 있고 하드웨어 개발로서는 실패 하였지만 소프트웨어 개발로는 성공하는 아이러니컬한 모습의 SEGA..... 




마치며... 

반가운 소식은 얼마 전 SEGA의 매출이 흑자로 돌아 섰다는 것을 들었다. 
아직 SEGA마니아들은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필자 또한 마찬가지 이며 SEGA의 게임은 SEGA의 콘솔에서 해야 제 맛! 이라는 문구를 가슴속에 담고 있다. 



SEGA를 실패한 회사라 생각지 않는다. SEGA는 실패한 회사가 아니라 너무나 앞서나간 회사였다. 
재미있게도 그들의 게임을 하면서 게임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배웠고 지금처럼 레벨과 아이템과 그것들의 현금 가치를 타진하게 되는 때 묻은 현실의 나를 다시 그 시절 게임자체를 순수하게 좋아했던 나로 돌아가게 만들어 준다. 


지금 내가 파이널 판타지를 한다면... 



난 에어리스의 죽음에 순수한 눈물을 흘릴 수 있을까? 



난 티다와 유우나의 쓰라린 이별의 고통을 함께 슬퍼할 수 있을까? 



아니.. 지금 그렇게 순수한 마음이 남아있기는 한걸까? 



식어버린 게임에 대한 열정은 다시 찾지는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제는 어떠한 일에 보상을 먼저 원하게 되는 때 묻은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전의 콘솔들을 보며 예전의 게임들을 보며 조금쯤은... 아주 조금쯤은 그때의 순수함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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