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
궁극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공리주의'에 입각하여 소비를 하는 사람들.
이들은 원하는 곳에 하는 소비와 행복지수는 비례.
다만, 한계효용 때문에 그 행복이 지속되지는 않음.

MMORPG의 플레이어는 결국 경제인.
플레이어는 궁극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
이 플레이어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할 때(플레이 즉 시간과 돈의 소비) 행복지수가 비례한다.
반대로 이 플레이어들은 원해서가 아니라 수동적인 형태로 한 소비에 대해 매우 방어적이다. (경제인이니까)
다만, 역시 한계효용 때문에 같은 소비를 반복해서는 그 행복이 지속되지 않는다. (ex. 노가다)

이 이론에서 보면 노가다에 대한 플레이어들의 인식이 논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노가다는 자신이 원하는 소비가 아니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행복을 느끼지 못하지만 그 끝에 돌아오는 '재화'는
(그 재화가 경험치던 돈이던 아이템이던 간에) 어쨌든 플레이어(경제인)가 가상세계에서 생활(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보상을 얻는 순간에는 잠시 동안의 재미(행복)을 느끼게 된다.

다만, 한계효용 때문에 소비를 반복해서 반복된 보상을 얻는다면 결국 행복지수는 엮으로 떨어지게되며
이는 게임이 지루하며 재미 없게 느껴지도록 만든다.


그렇다면 기획자는 무엇을 해야할까.
같은 소비(플레이)라도 플레이어가 원하는 행동(소비)을 할 때 행복지수는 비례한다.
노가다를 원할 수는 없으니 결국 기획자는 플레이어의 행동(소비)의 패턴이 자연스러운 흐름에 의해
어딘가에서 헤메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레벨업이 지루해지지 않도록 '동선'이라는 것을 만든다.

예1)
1. 레벨이 올라 더이상 현재의 사냥터에서 사냥을 하는 것은 그닥 좋지 않다.(한계효용)
2. 플레이어는 다른 사냥터를 찾아 돌아다닌다. (근래에는 이 조차 스트레스, 자연스러운 연결을 강조, ex 퀘스트)
or
2-1. 특정 레벨이 되면 다음 사냥터로 갈 수 있는 퀘스트를 부여하여 사냥터를 이동시킨다.

이 예시는 아직 부족하다. 유저의 스트레스는 낮아지지만 원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들진 못한다.
결국 행복지수는 그닥 올라가지 않는다.(=그닥 재미있게 느껴지진 않는다.)


그리고 아래의 예시2)를 보자.

예2)
1. 레벨이 오르면서 플레이어는 제작과 같은 새로운 스킬을 배우게 되었다.
2. 그 제작 스킬은 현재 나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스킬이었음을 알게 됐다.
3. 만들고 싶은 욕구가 생겼는데 그 재료는 다른 사냥터에서 나온다.
4. 플레이어는 그 재료가 나오는 사냥터로 이동하여 재료를 구하고 제작을 해서 만족한다.
5. 더불어 그렇게 이동한 사냥터에서의 레벨업이 더 효율적임을 알게 됐다.
6. 게다가 그 곳으로 연결되는 자연스러운 퀘스트와 시나리오까지 부여되어 있더라.


예1)과 예2)의 차이는?
극단적인 예이지만 예1)이 WoW를 베끼고자 겉모습만 베낀 게임들의 동선이며
예2)번이 실제 경제학에 입각한 경제인의 행복이론에 따른 동선과 소비의 배치다. (WoW의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같은 동선의 이동이며 노가다와 스트레스를 방지하기 위한 '동선'의 설계임에도 어떤 이론과 기획자의 생각이 반영된 동선과 기계적인 동선에는 플레이어(경제인)의 재미(행복)이 달라지게 된다.


즉, 기획자는 어떻게 하면
플레이어(경제인)가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소비(시간, 게임플레이)를 했다고 느끼게 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함과 동시에
그 흐름이 가능하면 자연스럽고 의도된 것이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경제인에 속하지 않는 그룹은?
보통 돌출행동을 하거나 레벨업 열풍에 휩쌓이지 않는 중/라이트 유저층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정해진 틀에 크게 관심이 없으며 그냥 자기 생각과 방식에 따라 구애됨 없이 플레이를 한다.

즉, 이들은 기획자가 설계해놓은 밸런스/경제 부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룹이 아니다.
따라서 이들을 타겟으로 무언가 설계를 하는 것은 정말 심한 뻘짓.

원더랜드를 꿈꾸는 MMORPG라면 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의외성'이나,
이는 대부분의 MMORPG PD님들 께서 개발의 '경제성' 때문에 허락해주지 않을거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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